Friday, October 14, 2011

아이들 소리












강한 시인 


한 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결국 강한 시인이라고
- poetry
그리스 언어, 포에시스(poiesis)에서
유래된 뜻으로 

창조하는 자.
그러기에, 내가 남에게 해 끼치지 않는 한
비이성적으로 보일지라도
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을
내 마음껏 누구의 간섭이나 구속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표현하며 사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그랬나?
난 다섯살 때 벌써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남자 친구 손 붙잡고
빨간돌 주워다간  
곱게 갈아서는 고춧가루라고 
토끼풀 하얀 꽃잎 하나씩
뜯어다간 밥이라고 하며 
내 손바닥 만한 들잎에 두 작품 섞어서는 "고추장밥!" 이라고 하며
공터 구석에 앉아서는 
"! 엄마. 야! 아빠. 어서 밥 먹자!”하는
소꼽놀이 잘 했었는데.





  

메아리 친구


아무도 없는 집,
공터에서
엄마, 아빠 
혼자 기다리기 심심해
할머니가 차려준 점심밥 후딱 먹고
내 어릴적 
가끔 동산으로 달려가곤 했는데

“와. 밝다. 
정면으로 쳐다보기엔
너무나 따가울 정도로 
온몸 빨갛게 달구는 해
앞에서 난 나도
모르게 “야호!
소리를 내질르고

산 전체를 흔들듯이  
우렁차게 울리는 
“야호, 야호, 야호메아리
소리에 난 그만 귀를 틀어막고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숨을
죽이는데, 그 모습 어찌나 우스운지
난 또 다시 "깔깔깔" 웃음을 터트리면  


"하하하"
"허허허"
"호호호"
아무도 오지 않는 빈 산에 어린 
손님이 찾아와 산의 빈자리 채워줬다고 
산도 웃음을 울리는 건지
내 무료함은 곧 잘 메아리로 달래지곤 했다













풍뎅이 시절  


풍뎅이가
내 컴퓨터 모니터에 앉았다
어디서 왔을까
연갈색 바탕에 열 개의
검은 점이 좌우대칭으로 박힌 등판으로
날개는 반쯤 접고, 치지직 치지직, 거리며
모니터를 기어다니는데
내 국민학교 2학년 시절 
쉬는 시간만 되면
필통 비워 가지고는
학교 운동장 정원에 나가
친구들이랑 누가 더 풍뎅이 많이 모으나 
구슬, 딱지, 종이 인형 보다도
더 귀하게 빈 필통에 풍뎅이들 모아 가지고는

온몸을
한 스무개쯤 모은
풍뎅이통 든
손에 온 신경 집중하면서 
서로 부딪쳐 짜부라들면 큰일나니까
조그만 발걸음으로 조심히 집으로 들고오던 날.
엄마 보자마자는

무슨 상장이라도 받은 것처럼 
허겁지겁 다가가서 
필통 뚜껑 열고 “엄마.이것봐. 풍뎅이 예쁘지.”
근데 엄마는,“! 이놈아. 어서 놔줘. 더러운 거야.”라고 
혼내기만 하고.
근데 오늘은 왠지, 이 풍뎅이 혼자 스스로 날아갈 때까지
그냥 나주지 않을랜다











비소리

 
내 어린 시절
즐거웠던 시절은 언제였던가
생각해 본다
엄마, 아빠는 학교 나가 안 계시고
할머니는 낮잠 잔다고
할머니 방에 들어가 주무시고
1 분도 못참아 몸을 비트는데
너무나 지겨워서 그랬겠지
우산 들고
장화 신고
우비옷 입고
노랗게 무장하고  
쏴 하고 쏟아지는 비 맞으면
혹시 아나, 엄마, 아빠

이렇게 기다리면 
집에 일찍 들어오실 수도 있을까 하고 
우두두두두두
쏟아지는 콩알 같은 
빗줄기를 우산으로 맞으며
거세게 물결치듯 
시멘트 바닥으로 흐르는 빗물을 쳐다보며

근데 왠지, 내 마음은 조용해진다
조개 무뉘 물결 만드는
빗물에
내 노랑 장화발로 물을
차니소리 나오고
어라, 물이 피하네?” 더 세게 바닥 꽝 치니 
‘첨소리도 나오고

첨벙, 첨벙, 첨벙, 첨벙, 첨벙, 첨벙
우두두두두두 , 우두두두두두
첨벙, , 첨벙, , ,
아마도 난 그랬겠지?
엄마 아빠
기다리는 것도 다 까먹고
그렇게 마냥 비랑 놀았겠지.













내가 내가 될 수 없던 시절


6년의 중, 고등학교 시절
긴 시간들이였는데
오로지 스치는 기억이라곤
책상위로 머리 틀어 박고
교과서에 눈 고정시킨 채
수학 공식, 물리 
역사, 지리, 가사 외우는 것 외엔 
이해도 못 하면서, 선생님이 정답이라고 하니까

36 과목의 
정답과는 
별개의 
나는 
나라는 
존재를 향해  
몸이 커지듯 
커져가고 있었지만 

어른들은  
그것을 몰랐으니  
기존의 세상이 전부인 양 
설계되지 않은  
내 미래를 향한  
내 전진은 덮어두라고만 하고  
이 세대의 정답이 영원한 정답인 양  
주입시키려고만 했으니  

세상은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고  
끝없이 만양  
전진하는 무한계인데도 
  
6년의 중, 고등학교 시절   
긴 시간 들이였는데   
내가 내가 될 수 없던 시절   
그래서, 코 박고 잠만 잤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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